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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블라인드, 인간의 바코드 '얼굴' 인식의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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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공포가 주는 요소는 다양하게 다가온다. 보통 슬래셔급의 피칠갑을 극대화한 비주얼로써 공포와 호러 사이를 오가며 깔끄장하게 만든다. 그게 근원적이면서도 포장된 공포라 말할 수 있겠으나.. 사실 긴장감 유발의 스릴감은 떨어질 수 있다. 역시 스릴러는 공포로써 대변되기 보다는 역시 이야기 자체가 주는 힘에서 나와야 제맛이다. 그래서 소재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영화 '페이스 블라인드(원제: Faces in the Crowd)의 소재력은 탁월하다 할 수 있다. 인간을 이루고 있는 표피 중 흔한 '얼굴'을 가지고 스릴러적 이야기를 푼다. 그리고 그런 얼굴을 인식 못하는 한 여자를 중심에 세우며 주목을 끈다. 바로 '안면인식장애'라는 소재가 본 영화의 화두이자 플롯이다. 영화 팬심을 떠나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여전사로 각인된 여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그런 장애를 겪으며 공포와 혼돈 속에서 갈피를 못잡고 허우적댔으니.. 영화 '페이스 블라인드'의 시놉시스는 이러하다.



눈을 뜨는 순간 모든 얼굴이 뒤바뀐다!

초등학교 교사 ‘애나(밀라 요보비치)’는 친구들과의 즐거운 파티 후 집으로 돌아가던 중 우연히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그를 피해 도망치다 바다로 떨어진 ‘애나’는 1주일 뒤 극적으로 의식을 회복하지만 사건 당시 충격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를 앓게 된다. 남자친구는 물론 시시각각 바뀌는 자신의 얼굴로 혼란스러워 하는 그녀에게 연쇄살인범은 대담하고 치밀한 방법으로 시시각각 그녀의 사생활을 파고 들기 시작하는데...

보시다시피, 이것은 일상의 드라마적 공포다. 우연찮게 악명 높은 '눈물 살인마'가 저지른 연쇄살인 현장을 목격하면서 살인마의 마수가 뻗쳐오지만.. 시시각각 조여오는 건 아니다. 애나가 그런 사건 목격현장에서 벗어나려다 사고를 당하고 의식이 극적으로 회복된 순간부터 조여오는 공포가 문제였다. 바로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즉 인지부조화(?)인지, 아니면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 애나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마주쳐 대하고 볼때마다 수시로 바뀌는 등, 그 혼란은 엄청났다. 거울 앞에선 자신의 모습조차 자기 것이 아닌 모습에 소위 깜놀했다. 그 자체가 공포가 될 수밖에 없다. 남친도 학교의 어린 제자들까지 같거나 다르게 보이는 이런 혼란에 애나는 무척 괴로워했다. 그게 영화 초중반까지 그려지며 몰입감을 제공한다.



위처럼 사고 순간에도 살인마의 얼굴을 봤지만 순간 흐릿한 잔상만이 남았을 뿐, 그녀가 실체를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거울 속에 자신의 모습에 무척 놀라며 괴로워했지만.. 이대로 죽을 순 없었기에 다른 모습에도 화장을 하며 서서히 적응해가는 애나였다. 이때부터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특징을 기억하고 메모하기에 이른다. "인류의 바코드는 얼굴이다"며 말한 어느 할매교수에게 코치를 받아서.. 이른바 몸짓과 버릇 등이 포착된 몸의 '멜로디'에 집착하고 습득해간다. 남친이 넥타이를 매는 습관 등을 간파하며 그녀는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온 듯 싶었다. 하지만 살인마의 마수는 서서히 그녀 켵을 조여오며 위해를 가하려 한다. 그런 와중에 본 사건을 수사중이던 형사와 연애질에 빠진 애나.. 급기야 남친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사건이 해결되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실제 살인마는 따로 있었으니, 예상되듯 언제나 범인은 가까운 주위에 있다는 거. 그게 본 영화의 후반에 아쉬운 대목이다.



페이스 블라인드, 인간의 바코드 '얼굴' 인식장애를 소재로 한 일상의 공포.. 

이렇듯 본 영화는 '얼굴'을 소재로 한 스릴러물이다. 대신에 사고 이후로 얼굴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안면인식장애' 설정으로 범죄물을 그리고 있다. 그렇다고 그런 범죄극만으로 치닫지 않는다. 일견 이것은 의학적으로 뇌 손상이 가져온 일상의 충격파라는 점에서 색다른 몰입감을 제공한다. 앞을 못보는 맹인을 소재로 한 스릴러물 <줄리아의 눈>이나 김하늘 주연으로 인기를 모았던 국내영화 <블라인드>처럼 여주인공들은 그렇게 스크린 속에서 안 보이는 공포 속 혼란을 겪으며 혼돈에 빠졌다. 여기 주인공 애나도 그런 점에서 다르지 않다. 물론 상대방이 보이지만 시시각각 다르게 보인다는 것 자체가 공포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꽤 근원적이다. 사고를 당한 어느 엄마의 어린 아들이 그렸던 위의 그림처럼 의미하는 바는 크다. 그래서 영화는 이런 지점에서 연출은 꽤 심도가 있어 보인다. 초중반까지 애나의 안면인식장애의 혼돈을 그리며 눈길을 끌었다.

이런 역을 제대로 소화하며 보여준 '밀라 요보비치..' 뭐, 두말하면 잔소리다. 먼 미래에 뱀파이어스러운 좀비들을 처단하는 <레지던트 이블>시리즈의 히로인이다. 그녀는 그렇게 각인돼 있다. 여전사하면 <툼레이더> 시리즈의 '안젤리나 졸리'가 있겠으나.. 밀라신도 만만치 않게 계속 활약중이다. 그리고 본 영화에서는 드라마적인 감정이입을 잘 보여주었다. 범죄 스릴러 장르로써 대신에 범인이 과연 누구일까라는 치밀한 심리게임 보다는 시시때때로 가족과 친구, 심지어 자신의 얼굴 조차도 인식 못하는 주인공이 겪는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추며 주목을 끌었다. 바로 그런 혼란 속 두려움과 고립감 속에 빠진 여주인공 애나의 '멘붕' 이야기라 할 수 있는 것. 연쇄살인의 목격자가 다음 살인의 표적이 되지만, 범인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통해 다른 스릴러와 차별성을 갖는 지점이다. 특히 애나가 안면인식장애를 겪는 상황들의 기법이 주인공 시점의 시각적 효과로 극대화 시켰다.

그럼에도 중반 이후 후반으로 갈수록 범죄극으로 살인마를 처단하거나 대결하는 그림은 그렇게 매끄럽거나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극적 긴장감은 웬지 어설프게 마무리 된 느낌처럼 김이 새버렸다. 그게 이 영화의 패착 아닌 패착이다. 일상의 충격파가 던진 드라마적 요소로 달리다 보니 영화 내내 스릴러적 코드를 살리지 못하고, 애나의 혼돈에 치중하며 살인마를 때꾼하게 노출시켜버렸다. 어느 정도 예상한 그림이긴 해도 분명 완급조절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나름 의미가 깊어 보인다. 누구나 사람간에 얼굴을 마주보고 대하며 살아가는 그런 일상에서 안면인식을 못하게 될 때 다가오는 충격파.. 그것이 '페이스 블라인드'가 견지한 모습 그 자체다. 혼란 속의 혼돈..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변하고 사람들의 모습조차도 다르게 보이는 그런 근원적 공포가 서려있다. 인간의 바코드라 말하는 '얼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얼굴에서 우리는 순간 공포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어디 한 번 새벽녘에 욕실의 전면 거울을 뚫어지게 쳐다보시라.. 순간 다르게 보일지니..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9385&mid=17785




PS : 그나저나 '레이지던트 이블5'가 올 9월 개봉 예정이던데.. 이번에 진정 완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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